스무살, 샌드위치 주식회사를 차리다

23 March 2009 0 Comments Category: 밑줄긋기


이번 학기 선택수업 가운데 ‘병원경영론’이 있다. 강좌제목 때문인지 인기가 많아서 순식간에 마감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과목을 듣게 되었는데 자꾸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실제 병원을 경영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경영에 대한 맛 정도는 봐두는게 좋을 것 같은데. 

쉽게 떨쳐지지 않는 미련을 붙들고 있던 중에 위드블로그에서 ‘스무살, 샌드위치 주식회사를 차리다’ 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제목에서 왠지 ‘어린이’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엄연히 대학 새내기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며 경영 이론을 몸으로 익히는 내용의 소설이라고 해야할지, 경영 이론을 실제를 바탕으로 소개하는 기본 경영서라고 해야할지 애매모호하지만 어쨌거나 좋은 간접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얼른 서평단에 지원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내 손에 쥐어진 책. 쉽고 가볍게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표지도 어린이 교양서를 보는 것 같다. 

표지를 넘기면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주인공들 소개 페이지가 나오고.. 이때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소설? 소설이든 사실이든 주인공들의 일상이 그려지고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등장 인물들이 대학 새내기이기 때문에 대학을 결정하고, 학과를 정하고, 입시를 치르고, 입학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의 실제 우리 대학생활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런 생활 속에서 경영학 이야기를 끌어내고 적용하면서 경영 이론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스무살, 샌드위치 주식회사를 차리다’이다. 

고등학교 시절, 진학하고 싶은 대학교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어떤 전공을 택해야 할 지 깊이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더 이전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문과와 이과를 두고 갈등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결정을 내렸을텐데 거기에도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경영 이론이 숨어있다면?

진로를 결정할 때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포지셔닝(positioning)을 하고, SWOT 분석을 적용시켰다. 강점, 약점, 기회, 위기를 의미하는 영단어의 머릿말을 따서 만들어진 SWOT은 현재 상황을 분석하여 내 능력을 생각할 때 지금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짜고짜 SWOT 분석을 설명하면 쉽사리 와닿지 않을텐데 이 책에서는 일상 속에서 하나씩 풀어내니까 어렵지가 않다.

책의 중반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며 조직을 구성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고, 소비자를 분석하는 등 실질적인 지식을 몸소 깨우치는 과정에서 나도 어느새 샌드위치 가게의 구성원이 된 듯한 느낌에 빠진다. 진짜 내가 가게를 경영하는 것처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스무살 새내기들이 경영 이론을 적용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며 그동안 막연하게 그려왔던 생산과 소비의 큰 틀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참 쉽다. 쉽다는 것은 다소 깊이가 얕다는 얘기도 된다. 그렇다, 스무살 새내기들의 대학생활과 축제 기간 중의 샌드위치 가게 체험에서 얻는 경영학 지식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교과서가 아니잖은가. 경영학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시작해보려는 이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야기 책처럼 쓰여진 글과 대화로 전개되는 문체는 딱딱하던 교양서를 말랑하게 바꾸어 놓았다. 

스무살 학생들의 이야기이지만 내용이 쉽게 쓰여진터라 경영에 관심을 가진 중고등 학생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경영에 대해 가볍게 다룬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은 대학생이나 어른들에게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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