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잊혀지지 않는 감동

09 September 2006 19 Comments Category: 문화생활요(要)


오랜만에 캣츠 DVD를 꺼냈습니다. 화면으로 보는 캣츠는 어딘지 밋밋했지만 예전 공연장에서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처음 캣츠를 봤던 10여년 전… 뮤지컬에 갓 눈뜨기 시작한 제게 캣츠는 진짜같은 고양이 분장과 신나는 음악과 고양이들의 관객 습격(?) 등 놀라움과 전율로 가득찬 공연으로 기억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보겠노라 다짐을 했었지요.

첫 관람 10년 후, 2003년에 그렇게 기다리던 기회가 다시 왔습니다. 그것도 빅탑이라는 새로운 공연 형태와 함께… 예매 첫날 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예매를 하고 공연 날짜만 기다렸는데 태풍 매미로 인해 공연이 연기되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기다리면 기쁨 두배?? 기다리면서 고양이들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내용도 주지하고, 공연장 빅탑에 대한 정보도 입수하고, 제작 스케치까지 읽어가며 본 캣츠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뮤지컬 ‘캣츠’ 하이라이트 동영상

멀리서도 보이는 우뚝 솟은 빅탑 공연장은 겉으로 보이는 예쁘고 웅장한 텐트 그 이상이었습니다. 웬만한 실내공연장 보다 더 안락한 의자며, 이동식이라 생각되어지지 않는 화장실, 빅탑 내에 마련된 스낵바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무대와 관람석을 구분하지 않고 관람석과 하나가 된 무대는 너무 좋았습니다.

불이 꺼지고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눈을 하고 관객들 사이에서 등장한 고양이. 순간 빅탑은 관객들의 환호로 날아갈 듯 했습니다. 발자국 소리조차 없이 진짜 고양이처럼 사뿐사뿐 그리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배우들은 너무 멋졌습니다. 원형 공연장이라 그냥 보아도 가까워 보이는 무대인데, 막상 배우가 서 있는 것을 보니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몽고제리와 럼플티저가 제 옆으로 왔습니다. 무대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까지 와서 한참동안 대사를 속삭이던 몽고제리, 럼플티저.. 그리고 쉬는 시간과 공연 시간 중간중간 제 옆을 찾아준 많은 고양이들. 하얀 고양이 빅토리아, 이름모를 회색 고양이.. 손도 잡고, 꼬리도 잡고, 무릎에 앉히기도 하고.. 정말 더이상의 즐거움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바람둥이 럼 텀 터거의 매력은 여성 관객 뿐 아니라 남자들마저 사로잡았고, 그가 나타나는 곳이면 휘파람과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럼 텀 터거가 관객들 사이를 누비며 관객들에게 몸을 비비고, 위협하는 포즈도 하고, 아~, 어느 관객의 모자를 낚아채 던져버리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환호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스킴블샹크스가 등장했을때는 모두가 하나되어 박수를 치며 즐겼고, 미스토펠리스의 마술쇼는 보너스트랙을 발견한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거스와 제니 애니도츠의 무대는 또하나의 다른 작품을 보는 것 같아 너무 즐거웠구요.

그땐 그랬는데.. 역시나 작은 화면으로 보는 DVD의 한계인가 봅니다. 단순히 화면 크기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시각, 청각은 만족할지언정 촉각까지 충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들의 장난치는 모습, 줄을 타고 내려오는 아슬아슬한 장면, 그런 즐거움은 여전했습니다. 메모리를 부를때의 울컥하는 느낌. 무대 앞에서 직접 듣는 것보다는 분명 못하겠지만 그래도 뼛속까지 전해지는 그 감동이란..

공연내내 무대와 하나되어 박수치고, 웃고, 마지막에는 기립박수까지 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아이맥에서 DVD를 꺼내며 이제 세번째 캣츠를 기다립니다. 다시 보는 캣츠에서는 캣츠가 선사하는 흥겨움에 보다 더 흠뻑 취하고, 보다 적극적인 관객에 되어 고양이를 기다릴 것만 아니라 큰 소리로 부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긴팔옷을 입을 계절이 왔네요. 캣츠 빅탑 공연때 서포터 활동하면서 얻은 캣츠 티셔츠가 있는데, 그냥 면티인데 아까워서 못입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입긴 그렇고 집에서 잘 입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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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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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 저도 2003년 빅탑 공연때 부산에서 봤었는데..
    그때 DVD를 샀었는데, 저도 한번 꺼내 봐야겠군요 :)

    미고자라드 9 September 2006 at 11:03 pm Permalink
    • 대단한 공연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특히 제 자리가 통로쪽이어서 고양이도 많이 만져봤거든요 ^^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19 am Permalink
  2. 저는 어떻게 하다보니까, 잘 알려진 뮤지컬 중에서 Cats는 한번도 안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Memories야 너무나 훌륭한 곡이니까 알지만요.

    Kevin 10 September 2006 at 7:53 am Permalink
    • 저는 어쩔 수 없이 흥행작 위주로 관람을 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웬만큼 유명한게 아니면 잘 오지를 않거든요. 제일 처음 본 것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였는데 내용도 모르고 단지 ‘뮤지컬’이라는 것과 신애라씨와 허준호씨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보게 되었지요. 결과는 오늘날의 뮤지컬팬으로 이어졌습니다.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1:24 am Permalink
  3. (참 저는 KMUG에서는 “케블라” 닉 쓰고 있습니다)

    Kevin 10 September 2006 at 7:54 am Permalink
    • ENTClic님 블로그에서 두분 말씀 나누는 것을 보면서 케블라님일 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Kevin, 케블라, Kevin..하면서 두 이름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고도 해보았구요.^^ 역시 맞으셨군요.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1:26 am Permalink
  4. CATS!정말 너무나 멋있는 뮤지컬이죠.
    하지만 한번도 공연장 가서 못봤다는거..ㅠㅠ
    내년 여름쯤에 유럽에 갈 예정인데 영국에 들러서 꼭 봐야겠어요!!

    Agunes 10 September 2006 at 11:39 am Permalink
    • 영국에서 맘마미아를 본 친구가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유럽여행 가시면 뮤지컬 보고 오시는 분들 많으시더라구요. 여행만으로도 부러운데 좋은 공연까지 보고 오실 계획이라니 두배로 부럽습니다. 여행 준비 알차게 하세요.
      ps. 닉네임이 혹시 세례명인가요?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2:07 pm Permalink
    • 네^^ 원래 세례명은 효주아녜스인데,
      아녜스라고만 써요^^

      Agunes 10 September 2006 at 12:53 pm Permalink
    • 본명을 한국성인으로 하셨군요. 저도 그렇답니다.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1:20 pm Permalink
  5. 저도 Cats는 캐나다에서 오래전에 봤습니다..그땐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 별 감동은 느끼지 못했어요.
    아마 지금 다시 본다면 그 느낌도 새로울것 같군요.
    저도 비교적 많은 뮤지컬을 봤는데..Phantom of the Opera가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ENTClic 10 September 2006 at 9:26 pm Permalink
    • 오페라의 유령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로만 접했지요. 꼭 보고 싶은 작품인데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어릴때 뮤지컬을 보셨다니 저랑은 너무나 비교됩니다. 전 뒷산 뛰어다니는 것 말고는 할게 없었거든요..^^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0:56 pm Permalink
  6. 저는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벌써 4번이나 보았으니까요. (두번은 한국에서 두번은 뉴욕에서) 다시보라고 해도 또 보겠습니다. ^^

    Kevin 10 September 2006 at 9:28 pm Permalink
    • 친구가 레 미제라블 동영상을 가지고 있대서 빌려서 보다가 잠든적이 있습니다 ^^; 자막이 없어서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지방에서 공연을 직접 보기는 어려울테고 용돈 모아서 DVD를 사야겠습니다.

      luv4ᴷᴿ 10 September 2006 at 11:00 pm Permalink
  7. luv4™ 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미디어몹 11 September 2006 at 9:52 am Permalink
    • 변변찮은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luv4ᴷᴿ 11 September 2006 at 3:22 pm Permalink
  8. 어제 캣츠 보고 왔어요. :)
    잘 모르고 가서 보긴 했지만 재미있더군요.
    색시랑 같이 OST를 들으며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

    자유 24 September 2008 at 8:18 pm Permalink
    • 고양이 꼬리는 만져보셨나요. 캣츠는 뭐니뭐니 해도 고양이가 와서 놀아주는게 최고에요^^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지만 늘 그렇듯 비싼 티켓. 그 값을 한다는 것을 알지만 선뜻 살 수 없다는 것이 슬플 뿐입니다.

      LUV™ 25 September 2008 at 10:06 pm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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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자유 쩜 오알지 :+: | September 24th, 2008, 8: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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