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은 정말 쥐와 같을까 (극단 마루 '쥐')
대구국제호러공연연극제 참여작인 ‘쥐 (극단 마루)’를 관람했습니다. 관람이라고 하기보다는 특설천막극장 한 켠에서 지켜보았다고 하는게 더 옳겠군요. 행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자에게 공짜 관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인지 극장에서 보는 연극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극단 마루의 ‘쥐’는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로 유명한 박근형님 작입니다. 흔히 연출가 박근형을 설명할 때 ‘초사실주의의 선두주자’ 라고들 하는데 연극을 지극히 주관적이고 매우 감상적으로 관람하는 제게는 어렵기만 한 이야기네요.
‘쥐’는 홍수로 폐허가 된 어느 마을의 식인가족 이야기입니다. 방송국을 차리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알 수 없는 가족의 이야기.. 어느 날, 마을의 꼬마아이가 사라지고 아이를 찾기 위해 방송국을 찾은 엄마는 식인가족에게 식사를 대접받는데.. 그리고 결국 식인가족에게 희생이 되며 ‘아이를 잡아 먹은 애미’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아무것도 모른채 자기 아이의 살로 끓인 국을 먹는 어미의 모습에서 관객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 이야기가 후세에 영화나 연극이 될 수도 있다며 사람을 죽이는 절차를 체계적으로 기록하자는 이야기에서는 알 수 없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저지르는 일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인가. 과연 이상한 한 가족만의 이야기인 것일까. 극한 상황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인간의 이기적이고 악한 심성을 대표로 보여주는 것일까.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쥐를 인간으로 형상화 한 것 같기도 하고, 인간을 잡아먹는 인간들은 쥐와 다를 바 없다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전 박근형님이 연출한 대구시립극단의 ‘살인놀이‘와 함께 인간 본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극단 마루의 ‘쥐’는 8월9일~15일까지 예전아트홀에서 계속 공연됩니다. 자세한 정보는 극단 마루 다음카페를 방문하시면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