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얼마전 갤리온에서 보내준 작은탐닉 시리즈를 이제서야 하나씩 읽고 있다. 가장 먼저 내 손에 펼쳐진 책은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이다.
편의점이라..?

사람들이 다 나 같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편의점에 탐닉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기괴함으로 다가왔다고 하면 그 주인공에게 실례가 되는 것일까. 편의점 평론가 채다인! 세상에 참 별난 평론가가 다 있다고 여겨질지 모를 일이다. 편의점 평론가라.. 실제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만큼 잘 어울리는 호칭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얻은 산 경험이 편의점 제품 소개 하나하나에 깊이 묻어난다. 삼각김밥을 5개도 먹어보지 못한 나의 추천 메뉴와 500개나 먹은 채다인의 추천 메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인기 있을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이 책에 단지 편의점 상품에 대한 소개와 장단점만이 담긴 것은 아니다. 편의점 역사, 부흥과 같은 토막상식에 더해 편의점에 대한 채다인의 철학적 고찰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동네마다 있는 편의점에서 무슨 심오한 가르침을 받겠냐 싶지만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 늘 생각없이 지나치던 편의점 앞을 다시 걸을 때 분명 그 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사실 편의점에 이렇게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없는게 없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편의점 하나로 이렇게 풍족한 식탁을 차릴 수 있구나’라는 실감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편의점에 스파게티도 팔고, 내가 직접 지어먹는 밥 보다 맛있는 햇반도 판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채다인의 글을 통해 전달되는 편의점 상품은 자취생의 궁상맞은 메뉴가 아니라 간편함은 기본이면서도 레스토랑 메뉴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한 식탁과 다름 없었다.
마침 이 책을 읽던 시간이 한가한 정신과 외래 실습 중이었다. 신환이 오면 1차 면담을 하는데 이날 따라 신환은 없고, 아침을 거르고 온 터라 배는 연신 꼬르륵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손에는 편의점 상품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을 들고 있었으니 ‘편의점 배척주의자’ 였던 내게 그 순간 편의점은 ‘오아시스’ 요, ‘신세계’ 같은 곳으로 느껴졌다.
책에 실린 상품 가운데 먹어봤거나 진열된 것을 얼핏 본 것은 몇몇에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은 모르는 상품이었다. 그것 때문에 책을 읽든 그 시간이 ‘편의점의 재발견’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아침 굶지 않고 간단하게 그러면서도 든든히 먹을 수 있는 것 없을까 고민하는 자취생이라면 편의점에 한번 탐닉해보라. 무엇부터 도전해야 할 지 막막하다면 우선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에 탐닉해보라.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단,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큰 법. 편의점은 그래봐야 편의점일 뿐이다. 조리예와 실제가 같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 처럼, 편의점 평론가 채다인의 선택이 나의 기호와 맞지 않더라도 노여워하거나 분노하지 말라.
책 정보![]() |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 ![]() 채다인 지음/갤리온 블로그: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




재미있는 책이네요.
병원에 있는 편의점을 본의 아니게 자주 이용하였어요. 마침 제가 사용하는 통신사 멤버십 카드로 할인도 되는터라 간단한 걸 사 먹었지요.
많이는 아니지만, 이용하다보니 편의점도 동네마다 상품 구성이 다르더라고요. 주택가에 있는 곳은 즉석식품이 많지 않더라고요. 병원 내 편의점은 즉석식품이 주요 매출 상품인데 말이죠.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해 통신사 멤버쉽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좀 오버인가요. 하하. 아무래도 저도 병원 편의점 이용 횟수가 늘어나는 편이라서 할인 혜택 좀 보려구요.